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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삼십 살

by Mr.순대 2020.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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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살 ㅣ 앙꼬 지음 ㅣ 사계절 ㅣ 2013년 10월

출처: 교보문고 홈페이지

 

 

삼십 살

책의 내용은 거창하지 않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아주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이며 그런 일상을 작가는 담백하게 담아냈다. 이 책에는 다양한 내용 있었지만 작가의 고민과 서른이라는 나이에 느끼는 작가의 감정이 드러나는 에피소드가 가장 인상 깊었다.

"인생의 중간점검"

그중 대표적인 것은 나의 결혼식’이다.나의 결혼식은 책 전반에서 자주 등장하던 박은영 영화감독과 작가의 영화 촬영이 드디어 끝나는 에피소드인데 나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그들이 촬영한 영화의 큰 틀은 만화가의 삶이고 앙꼬 작가도 만화가들 중 한 명으로 촬영했던 것이다. 작가는 영화 촬영을 하면서 그동안 잊고 있었던 그녀의 작품들, 그녀가 만든 노래들, 그녀의 모습들 등 앙꼬 작가라는 사람의 모든 것을 다시 되돌아보게 되었다. 앙꼬 작가는 결혼이란 인생의 중간점검이라고 생각하는데 결혼에 큰 관심이 없는 앙꼬 작가에게 있어서 이렇게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 것이 나만의 결혼식’이라는’ 생각을 들게 한 것이다. 이 표현이 굉장히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앙꼬 작가는 이 일을 계기로 그동안 구매하지 않았던 자신이 냈던 책들을 주문해서 읽고는 지난날이 떠올라 눈물을 흘리고 예전에 나는 밝았구나, 젊었구나, 재밌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일을 겪으면서 앙꼬작가는 더 이상 도망가지 않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자 한다.. 한 사람의 성장을 보여주는 좋은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

 

"거짓 없는 나의 모습"

 

앙꼬 작가는 어른스러운 척을 하면서 가짜의 모습으로 사람들을 만나왔다고 한다. 그러다 어느 날 앙꼬작가는 오랫동안 자신의 신발 사이즈 245mm로 알고 있었는데 사실 255mm임을 알게 됐다. 앙꼬작가는 신발이 원래 아픈 것이라 생각했는데 신발을 새로 사고 나니 발이 안 아팠다고 한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자신을 속이고 있었다는 충격을 받고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람을 대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닌 다 같이 더불어 사는 세상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인위적인 모습, 포장된 모습은 필수불가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1순위다. 앙꼬 작가는 자신도 모르게 그렇지 못했었기에 많이 힘들어한 것이다.

 

"삶의 기록"

나도 앙꼬 작가처럼 언젠가 삶을 깊게 되돌아볼 일 있을 것이다. 인생을 되돌아 볼 때 지금 내가 쓰던 일기장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일기는 초등학교 때 학교에서 쓰라고 해서 쓴 것들 외에는 길어야 한 달 쓰고 말았던 것이 대부분이다. 내가 일기를 제대로 쓰기 시작한 건2014년 가을부터이다.. 하루하루가 빠르게 흘러가서 불과 3~4일 전에 무엇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서 쓰기 시작했고 군대까지 썼다.(전역하고는...ㅠㅠ) 예전에 써놓았던 일기를 다시 들춰보면 지난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나는 일명 추억팔이가 살면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재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런 일기들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나이가 들어 있을 테고 훗날 그 일기장을 펼쳐볼 나의 모습 그리고 그 일기장을 보며 나는 무슨 생각을 할지 무척 궁금하다.

 

여담으로 이 책을 읽고 그림일기 형식이 아닌 영상으로 일상을 기록하는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아바타’, ‘마션’, ‘뷰티 인사이드’뷰티인사이드’ 등을 보면 주인공들이 컴퓨터의 캠을 활용하여 자신의 모습을 매일매일 찍으면서 하루를 기록한다. 기록에 있어서 글보다 좋은 것이 사진이고 사진보다 좋은 것이 영상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꼭 해보고 싶다. 시간이 흐른 뒤 과거의 나의 얼굴, 목소리가 담긴 영상을 보면 기분이 묘할 것 같다.

 

인생을 전반적으로 다시 되돌아보게 만드는 책입니다. 읽어보는 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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